흐르는 음악을 붙들 수 있을까. 18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시작하는 ‘RE:ECM’은 이러한 질문을 품고 있는 전시다.지하로 내려가면 전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는 음악의 정체를 만날 수 있다. ECM 설립자인 만프레드 아이허와 키스 재릿이 레코딩 도중 탁구를 하는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공간이다. 독일 사운드 디자이너 마티스 니치케는 “프로듀서와 뮤지션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음악을 만드는 모습이나 완성된 음악이 청중을 만나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탁구와 비슷한 것 같다”고 밝혔다. 1600여장의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1380시간 동안 쉼 없이 흐른다. 57.5일 주기로 한 번씩 회전하는 셈이다. 밤 동안 문 닫은 전시관에도 음악을 흐르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니치케는 웃으며 “집에서도 절대 음악을 끄는 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늘어져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장 곳곳에 빈백을 마련해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정도면 음악을 소유하진 못해도 사라지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시는 내년 2월 29일까지. 월요일 휴관. [자료 출처: 중앙일보, http://storage.hyundaicard.com] 한밤중 불꺼진 이태원 미술관에서 재즈가 흘러나온다면…